이상하지만 흥미로운 사람들
이상하지만 흥미로운 사람들
  • mytwelve
  • 승인 2019.11.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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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1~4세기) 기독교인들은 당시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지극히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그 시대 기독교인들은 ‘이상한 종교를 믿는 사악하고 쾌락에 물든 사람들’이라는 뜬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신뢰할 수 없는 무법자들이다. 그들은 쓰레기 같은 계층의 무식한 남정네와 아무것이나 쉽게 믿는 여성들, 경건하지 못한 음모자들의 집단이다. 그들의 밤에 진행되는 모임, 엄숙한 금식과 야만스러운 식사, 똘똘 뭉치는 연합 등은 신성한 의식이라기보다 범죄다. 그들은 어둠 속에 숨어 있고, 외부의 빛을 피하며, 공공장소에서는 침묵하지만 구석진 곳에서는 이야기하는 비밀집단이다.… 그들은 서로 알아가기도 전에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200년대 북부아프리카에서 쓰인 글로 당시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을 어떻게 보았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까지 로마제국에서 기독교는 불법이었다.

엄청난 핍박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로마제국에서 기독교로의 개종은 자신들의 재산 지위 목숨을 잃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기독교인들이 줄어들지도, 기독교가 소멸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기독교의 발흥’을 쓴 로드니 스타크에 따르면 기독교가 공인된 313년에 로마제국 인구의 10%가 기독교인이었다. 이전 3세기 동안 교회는 통계상으로 10년마다 평균 40%씩 증가했다. 멸시와 고난, 핍박 속에서도 초기 기독교 운동은 놀라운 성장을 거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 초기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당시 일반인들에게 기독교인들은 이상하기만 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흥미로운 사람들’이기도 했다. 즉 초기 기독교인들은 일반인들에게 ‘이상하지만 흥미로운 사람들’로 비친 것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극심한 ‘가짜 뉴스’에 시달리며 모욕을 당했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 흥미로운, 매력적인 삶을 이뤄나갔다.

그들은 돈과 섹스, 권력이라는 로마 제국에 퍼져있는 가치에 반하는 삶을 살았다. 당시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하층민과 지배층, 문맹자와 학식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형제애와 자매애가 넘쳐나는 공동체를 이뤘다.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든 넘치는 사랑을 베풀었다.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 키웠고 페스트로 사람들이 죽어갈 때 죽음을 무릅쓰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행동으로 자신들에게 가해진 가짜 뉴스들이 믿을 것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박해를 받으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점차 사람들은 기독교에 매료됐고 자신들 또한 그들처럼 하늘에 소망을 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게 됐다. 이것이 어떤 대중적 전도 방법도 사용하지 않았던 초기 기독교가 역사상 가장 비약적으로 부흥한 원동력이었다.

초기 기독교에 정통한 앨런 크라이더 박사는 초대교회의 회심에는 빌리프(Belief 신념) 비해비어(Behavior 행동) 빌롱잉(Belonging 소속)이란 3B의 변화가 수반된다고 분석했다. 3B에 걸친 변화가 뚜렷했기에 당시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다른 이들을 개종시킬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당대 교회 성장의 열쇠가 됐다는 주장이다.

2019년 한국에서 비신자들에게 기독교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이상하지만 흥미로운 사람들’일까, 아니면 ‘이상하면서도 천박한 사람들’일까. 물론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느냐가 본질적 사항은 아니지만 지금 한국 기독교가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은 깊이 성찰해야 할 문제다. 비신자들에게 ‘나도 저 기독교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내적 호기심을 유발시킬 매력을 주지 못한다면 한국 기독교는 부흥할 수 없다. 초기 기독교인들처럼 3B의 변화가 일어날 때,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다시 쳐다볼 것이다.


이태형(기록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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