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기: 로마 여행 꿀팁 10가지
쉬어가기: 로마 여행 꿀팁 10가지
  • 황희상
  • 승인 2019.03.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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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까지 로마와 바티칸 탐방을 마쳤다. 이제 폼페이에 가볼 참인데, 그전에 로마에서 자유시간을 갖게 될 경우를 고려해서, 몇 가지 여행 팁을 짚어보자.

1. 어떤 숙소를 구하느냐 하는 것은 여행에 있어서 엄청나게 중요하다.

로마 중심지의 숙소는 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해 덜 비싼 편이므로 관광지 바로 근처에서 구하자. (나보나 광장 근처가 좋겠다.) 이렇게 하면 이동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어디든 일찍 도착할 수 있고, 일찍 도착하면 매표소 앞에서 줄 서는 시간도 줄일 수 있고, 그렇게 하루 관광을 일찍 마치면 저녁 시간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6번 참조). 물론 언덕이 많은 로마에서 도보로 이동하느라 소모되는 체력도 최대한 지킬 수 있다.

2. 숙소 구하기는 Booking.com 같은 글로벌 서비스를 이용하면 안전하고 편리하다.

여행 일정에 변동이 예상되더라도, ”무료 취소가 되는 숙소 중에서 골라두면 안심이다. 로마의 숙소는 호텔보다는 아파트먼트 형태나 BnB 형태가 저렴하다. 당연한 소리지만, 3개월 이전에 검색하면 좋은 방이 많지만, 닥쳐서 찾게 되면 마음에 들면서도 저렴한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숙박비는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몇 가지 항목이 중요하다. 가장 큰 것은 객실 내부에 전용 욕실이 있는가이다. 당연히, 있으면 편하다. 그밖에는 조식이 포함인가 불포함인가에 따라 다르고, 침대가 트윈인가 더블인가, (렌터카가 있을 경우) 주차장이 있는가 등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는 거의 전적으로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24시간 인포데스크를 운영하는 곳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3. 버스와 트램 승차권으로 1회 승차권 외에도 1일 패스와 3일 패스를 파는데, 언뜻 보면 더 싸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하지만 여행자에겐 꼭 그렇지도 않다. 대부분 걸어 다니면 되므로 보통 하루에 두 번(왕복) 탈까 말까 하는 것이 전부다. 하루에 다섯 번 이상 탈것이 확실시되지 않는다면 그냥 1회 권 10장 묶음을 사서 두셋이 나눠 쓰면 딱이다. 게다가 요즘은 웬만한 거리는 우버를 이용하면 되므로... 로마에서 짧은 일정에 많은 것을 봐야 할 경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생각할 때 우버는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4. 판테온은 꼭 가보자. 종교개혁 이전의 로마 가톨릭 성당 건축이, 로마의 신전들의 영향을 받았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장소이다. 그리고 판테온 북동쪽 골목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면 곧바로 유명한 커피집 Tazza D’oro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찾기 쉬울 것이다. 이곳 에스프레소 맛이 참 좋다. 카운터에서 주문을 한 다음, 주문표를 바에 들고 가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만들어 준다. 참고로 필자는 샤케라토를 주문해봤다. 고소하고 달콤 쌉쌀한 커피 맛.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5. 나보나 광장은 로마 관광지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곳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쉬면서 사진도 많이 찍자. 숙소를 이곳 근처로 잡았다면 낮뿐만 아니라 저녁에도 한번 나와보자. 그런데 나보나 광장이 크고 볼거리가 많긴 하지만, 식당은 근처에 있는 피오리 광장을 이용하자. 평일 낮에는 매일 장이 서고, 주위에 저렴한 카페나 식당이 많다.

6. 유럽의 오전은 썰렁하고 오후부터 슬슬 세상이 움직이며 피크타임은 저녁이다. 그러므로 일정을 짤 때 오전에는 주로 차분하게 박물관이나 성당을 보고, 오후에는 광장이나 카페, 유적지 등을 보자. 트레비 분수나 스페인 계단 같은 로마의 유명한 관광지들은 저녁에 들르는 것이 좋다. 이런 곳은 저녁식사 후 야경이 더 멋진 법이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식사는 피하자. 식사를 꼭 해야 한다면 바로 근처는 피하고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서 찾자.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식당이 널려있다.

7. 로마는 야경투어도 좋다. 야경투어를 도와주는 상품도 있다. 그런데 밤에 돌아다니기가 체력적으로 부담될 경우 다른 선택지도 있다. 로마의 어디선가는 매일 저녁 음악회가 공짜로(혹은 저렴한 입장료로) 열리고 있을 확률이 높다. 미리 정보를 검색해서 일정에 넣어두면 하루의 마무리가 Eleganza하고 여행의 만족도가 확 올라갈 것이다.

8. 이탈리아의 주메뉴는 피자와 파스타. 한국에도 흔한 요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로마에서 먹는 것은 다르다. 강 건너 트라스테베레처럼 주요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로 건너가서 평범한 식당에 들어가 '까르보나라' 같은 평범한 메뉴를 시켜서 먹어보자. 지금까지 한국에서 크림소스와 함께 비벼먹던 그것은 결코 까르보나라가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추천 맛집: 구글 맵에서 트라스테베레에 있는 Aristocampo를 검색. 메뉴판에 까르보나라가 없어도, 서버에게 웃는 낯으로 잘 부탁하면 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9. 어딜 가든지 중간에 쉴 때는 주위에 있는 저렴한 카페에 들러서 에스프레소를 한 잔씩 하자. 그러면서 화장실도 함께 이용하면 좋다. 로마의 커피는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잔에 나오는데, 보통은 설탕을 넣어서 녹이지 않고 세 번에 나눠 마신다. 첫 모금은 쓰고 둘째 모금은 적당하고 마지막은 달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는 여행 중 피로를 풀어주고, 무엇보다도, 굉장히 맛있다.

10. 덤으로, 로마는 초대교회사의 무대이기도 하다. 초대교회의 역사는 로마제국의 역사와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로마에 가면 종교개혁사뿐만 아니라 교회사 전반을 두루 이해하기에 매우 좋다. 미리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여행하면 좋겠다. (추천 유튜브 영상: ”초대교회사 신준영“ 검색)

종교개혁지 탐방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당만 다니고 박물관만 다닐 필요는 없다. 역사의 모든 현장은 그곳의 현재를 있게 한 과거를 함께 품는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역사가 펼쳐진 장소는 그 자리에 지워지지 않고 서서 현재를 누적시킨다. 그래서 역사란 중첩 시제의 과거인 셈이다. 우리는 여행 덕분에 '미래'에도 '과거''현재'로 삼을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대답에 답을 준다. 남이 만들어놓은 코스를 그저 따라가는 탐방보다는, 그곳에서 살짝 비껴 서서 그 주위에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그 자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잠시 관찰하는 것도 탐방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황희상
기독교 교리, 역사, 교육 등의 책을 집필하는 작가이다. 『특강 소요리문답(흑곰북스)』과 『지금 시작하는 교리교육(지평서원)』은 한국교회에 교리교육의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며, 최근 출간한 신개념 교회사 학습서 『특강 종교개혁사』는 장로교회 헌법의 기초가 된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역사와 배경 및 결과물에 대한 현존 최고의 대중적 소개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