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는 않지만, HAPPY NEW YEAR
믿기지는 않지만, HAPPY NEW YEAR
  • 김예림
  • 승인 2019.01.11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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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아무리 매섭게 노려봐도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조금만 천천히 가라,
조금만, 조금만..했던 시간은
그리움만 남긴 채 어느새 지나가 버렸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삶이 조금 더 나은 방법으로
조금 더 풍성한 모양으로 나타나기를 기도하는 것.
그래서 다가올, 아니 이미 다가온 나의 스물다섯을
좀 더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  

믿기지는 않지만
스물다섯의 나를 마주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리던 '나이' 다.
그래서 더더욱 기대하는 '나이'고,
그 여느 때처럼 기도하는 '나'이기를. 

그 어느 때보다 나를 사랑해줘야지. 
나를 위해 줘야지. 나를 괴롭히지 말아야지.
나를 인정해줘야지. 
나를 나라서 고마워해야지. 

'어떤 역할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스물다섯에 내가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다. 

딸의 역할, 언니의 역할, 동생의 역할,
연인의 역할, 친구의 역할...

그 모든 역할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언제부터인가 나는 어떤 역할을 맡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끊임없이 내게 역할을 맡겨줄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그것이 내 삶이 되어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그러고 나니 원래의 내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아무 역할을 맡지 않았을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될까?

그것을 알고 싶다.

그래서 조금 두렵지만
이 역할놀이에서 이제 그만 내려오려고 한다.

색채 없는 내가 순례를 떠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탄생 될 에세이 사진집 <스물다섯, 당신의 인도>를 소개합니다.
글은 12주 동안 연재되며 2월부터 텀블벅 프로젝트로 함께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