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불꽃처럼 우리는
그날의 불꽃처럼 우리는
  • 김경현
  • 승인 2019.01.0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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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의 취향선물

#취향선물 #그날의불꽃처럼우리는
#허지웅 #버티는삶에관하여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마음속에 끝까지 지키고 싶은 문장 하나씩을 담고,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냅시다. 이길게요. 고맙습니다.
-허지웅 SNS 글 중-

 얼마 전, 악성림프종 확진을 받은 허지웅 작가의 말입니다.

 몇 년 전 당신의 책을 보며 차마 책에 밑줄을 치지 못하고 가슴 속에 깊이 담아두었던 문장이 있었습니다. 

버티는 삶이란 웅크리고 침묵하는 삶이 아닙니다. 웅크리고 침묵해서는 어차피 오래 버티지도 못합니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지금 처해있는 현실과 나 자신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얻어맞고 비난받아 찢어져 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저 오기가 아닌 판단에 근거해 버틸 수 있습니다. 요컨대,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자, 는 것입니다.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중-

당신은 당신의 글 위를 걷고 있네요.

 2018년을 버티어낸 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그 거리에 모여들었습니다. 촉촉히 우리를 적시는 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잠시의 여행동안 나는 마치 세상 모든 비를 맞은 듯 했습니다. 다양한 피부색만큼 색색의 우산들과 우비, 눈부시게 타오를 불꽃을 기다리며 우리는 간절히 숨죽였습니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기다리던 빛이 꽃이 되어 피오르는 순간, 주위의 어둠들도 숨죽인채 온전히 그 빛을 드러내는 것에만 묵묵히 집중합니다. 빗줄기가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고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불꽃에 생기를 더합니다. 탄성이 터지고 환호성 속에 2019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우리 무엇을 그토록 간절히 바라고 애처롭도록 그 날의 불꽃을 기다렸을까요?

비야 내려(작사 이효리)

하늘은 어두운데 
비는 내리질 않아 모두 말라가

피우지도 못한 채
시들어만 가는 저 어린 꽃송이

못내 애처로운 마음에 난
하늘만 보네

비야 내려 비야 내려
먼지 날리는 이 땅을 적셔 주렴
비야 내려 비야 내려
갈라진 너와 나 사일 채워 주렴
비야 내려 비야 내려
메마른 이 가슴 다시 만져 주렴
비야 내려 비야 내려

얼마나 더 지나야
우리 다시 만날까 나는 기다려

견디기 힘든 하루
살아야만 하는 저 어린 소녀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하늘만 보네 

비야 내려 비야 내려

 

 하늘을 올려다 볼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에서야 비로소 그렇게 됩니다. 하늘은 때때로 적당한 비를 내려주며 우리를 다시 생동감있는 삶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기승을 부리는 한파에 우리는 '북극한파’라는 이름을 붙이고 북극의 얼음이 녹아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소용돌이가 약해지며 내려온 추위라 했습니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맞고 있는 이 추위는 그 누구의 추위도 아닌 '우리의 추위’입니다. 공평한 하늘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는 반드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그것을 스스로 마주하게 하죠. 기쁨과 행복도 그러하고 슬픔과 분노도 동일합니다. 우리의 추위를 맞아내려면 함께 아프고 더 이상 이 추위가 가닿지 않도록, 치료해야합니다. 

 언젠가 그날의 불꽃처럼 우리는 반드시 모든 삶을 불태우고 온전히 사라짐으로 온전히 존재하게 되겠지요. 그 때 우리 마주하여 서로를 위로하고 기쁨의 눈물로 희망을 노래하겠지요?

2019년을 당신은 분명히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낼겁니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함께 버티어 나가자'는 말, 우리 그것을 걸어요. 
그렇게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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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촌장 [좋은나라]


김경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론리뮤직레이블(LML)대표, 싱어송라이터, 컨텐츠큐레이션,
아이머스 실용음악학교 강사, 김경현1집 [Life Drawing], Mr.Lonely Project 등 음반발매 및 앨범 기획 제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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