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무엇이냐?
진리가 무엇이냐?
  • 이대헌
  • 승인 2018.12.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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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 요한복음 18장에는 예수께서 유대인들에게 잡히신 후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넘겨져 심문 받으시는 내용이 나온다. 빌라도가 예수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고 묻자 예수께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고 왔다.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듣는다.”라고 대답하신다. 그 말씀을 듣고 빌라도가 한 말이 “진리가 무엇이냐?”이다.

일반적으로 ‘진리’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인식의 내용이겠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 그리스도, 복음이다. 내가 배우고 믿는 바는 예수 그리스도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고 그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진리를 찾아다닐 필요가 나에게는 없다는 것을 나의 신앙으로 고백한다. 아직 진리를 찾지 못한 사람은 꼭 옛날이야기처럼 길을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진리를 찾기는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진리를 찾는다.’는 말을 할 때 떠오르는 음악 유머가 있다. 언제쯤, 어디서 읽었는지,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러시아의 어떤 첼로 연주자는 -러시아인지 아닌지, 실화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도 나는 모른다.- 무대에서 항상 특정 현을 개방현으로 연주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언제나 똑같은 소리를 계속 냈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왜 당신은 그렇게 연주하는가?’라고 물으면 그의 답이 ‘나는 나의 소리를 이미 찾았기 때문에 바로 그 소리만 연주하는 거고, 다른 연주자들을 아직 자기 소리를 찾지 못해서 이 줄 저 줄, 여기저기를 누르고 하면서 자기 소리 찾느라고 부산한 거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다.

첼로 연주자들이 왼손가락으로 지판 아래 위를 오르내리며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활을 긋기도 하고 줄을 퉁기기도 하며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 아니면 선율의 변화가 심한 곡을 들을 때 이 이야기가 떠오르면 웃음이 나온다. ‘자기 음을 찾느라 참으로 분주하구나... 언제나 찾으실려나.’ 하면서 혼자 웃는다. 이 이야기를 여러 해 전에 어떤 음악 방송작가에게 했더니 그분도 재미있어 하며 언제 써먹어야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써먹었는지는 모르겠다.

기타 같은 경우에는 프렛이 있어서 같은 음정을 낼 수 있는 손가락 위치의 범위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그래서 개방현의 음정만 정확하게 맞추어져 있다면 정확한 음정으로 연주할 수 있다. 그러나 훌륭한 바이올린이나 첼로 연주자들이 ‘자기 음을 찾기 위해’ 엄청나게 분주할 때 프렛이 없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한 음정으로 연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오늘 소개할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가운데서 전주곡이다. 양성원의 연주를 영상으로 보면 정말 분주하게 음을 찾아다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을 색소폰 연주자 시미즈 야수아키의 테너 색소폰 연주로도 들어볼 것을 권한다.

지난 번 글에서 소개한 바흐의 오보에 협주곡(BWV 1056)은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 협주곡으로도, 현악기인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협주곡으로도 연주된다. 참고로 바흐의 작품을 소개한 글이나 음반에서 보게 되는 ‘BWV’는 독일어 Bach Werke Verzeichnis의 두음인데 ‘바흐 작품 목록’의 의미이다. 흔히 작품 번호는 Op.(라틴어 Opus의 축약형)를 많이 사용하는데 바흐의 경우와 같이 달리 표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모차르트의 경우 KV(Köchel Verzeichnis. 흔히 쾨헬 번호라고 한다.) 혹은 K를 사용하고, 슈베르트는 D(Deutsch. 도이치 번호)를 사용한다. 

오보에 협주곡으로 들은 이 곡도 피아노 협주곡으로 연주한 영상이 있어 소개한다.

가을 초입에 만나 음악을 함께 듣는 것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사이에 겨울을 맞게 되고 새해도 멀지 않은 시점이 되었다. ‘음악의 숲으로’도 새해가 되면 음악을 듣는 방식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두 주간에 걸쳐서 듣고 다음 회의 글에서 그 곡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는 방식에서, 매회 단 회에 곡 소개와 함께 관련된 다른 연주도 소개하고, 흥미를 주는 뒷이야기들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쓰려고 한다. 음악을 통하여 하는 소통이 지속되고 그것을 통해 삶에서 약간의 즐거움이라도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대헌
학창시절 아는 음대생들이 ‘브람스’라고 불렀고, 아직도 크로매틱 하모니카로 ‘틸레망 따라 불기’를 꿈꾸는 언론학 전공의 60대 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