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음악사역의 10가지 키워드(2)
예배음악사역의 10가지 키워드(2)
  • 전영훈
  • 승인 2018.09.1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예배는 준비입니다.

꽤 오래 전에 어떤 예배음악사역자가 리허설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꽤 큰 규모의 교회였는데요. 예배가 시작되기 30분 전에 예배를 드리는 장소에 팀원들이 모여서 연습을 진행하는데 보아하니 팀원들은 선곡 리스트, 주제, 순서에 대해 찬양인도자에게 처음 설명을 듣는 눈치였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드리는 장소에서 회중들이 앉아 있는 채로 대충 전체 순서를 팀에게 브리핑을 하면서 몇 번 맞춰보더니 그 찬양인도자는 갑자기 회중석으로 돌아서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이렇게 연습에서부터 온전히 성령의 인도하심에 온전히 맡기며 하나님의 일하심만을 의지하는 자유로운 예배를 드립니다.” 
찬양인도자의 멘트와 함께 예배는 연습인지 실전인지 구분이 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애매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예배의 환경이 열악할 때 우리는 이런 돌발 상황을 피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예배 방향을 잡을 때 때로는 의도적으로 촘촘하기 보다는 느슨한 진행을 통해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하나님의 자유로운 일하심에 내어드리는 방식으로 예배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그 리더의 말이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전에 어떤 마음으로 찬양시간을 준비했는지 팀원들과 미리 나누고 기도하지도 않고 성령님을 의지한다는 말이 오히려 성령님을 무시하는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 성령님도 그 예배에 아무런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참여하시지는 않았을 겁니다. 
예배는 잘 준비되어야 합니다. ‘은혜로’라는 말을 준비의 부족함을 발뺌하기 위해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찬양인도자는 최소한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미리 다음 주일 예배의 주제에 맞춰 선곡을 해서 팀원들과 공유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곡의 순서와 레퍼런스 음원, 곡과 곡을 어떻게 이어가거나 끊어갈지를 팀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다음은 제가 개인적으로 콘티를 작성하고 팀원들과 공유한 예입니다.

 

모든 팀원들은 선곡된 곡들을 1주일 동안 일상 속에서 같은 곡과 메시지로 함께 묵상하고 팀원 각자에게 성령님께서 주시는 마음을 정리합니다. 소통의 방법은 온라인이든지 오프라인이든지 팀마다 맞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됩니다. 각자 다른 일상이지만 같은 곡으로 한 주간을 묵상하며 준비한 후에 주일에 함께 모여 예배한다면, 공동체가운데 동일하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확인할 때 주어지는 감격을 맛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음악훈련은 기본적으로 다 함께 모여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합니다.
만일 현실적으로 직장이나 개인사로 인해 팀 상황 상 평일에 함께 모여 충분히 연습할 수 없다면 위에서 제시한 예처럼 미리 음원 레퍼런스를 공유하고 자신의 파트와 전체 곡 순서를 최대한 미리 숙지한 상태로 모여야 합니다. 
하지만 만일 그 곡을 문제없이 카피하여 연주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면,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소화하기 위해서 합주의 시간을 별도로 늘려 다양한 패턴의 연습을 시도해야 합니다.
나중에 앙상블에 대해 다룰 때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음악에는 여러 장르가 있습니다. 포크, 락, 재즈, R&B, 힙합 등이 있는데 각 장르마다 요긴하게 쓰이는 리듬과 코드 진행이 있습니다. 그렇게 각 장르에 적합한 몇 개의 코드와 마디 수를 임의로 정해서 계속 반복 연주하면서 서로 즉흥적으로 치고 빠지는 일명 잼(JAM) 연주는 현장성이 강조되는 예배음악의 특성상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컬연습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통일성 있는 노래를 위해 같은 음원이나 악보로 연습해야 합니다. 온라인상에 배포된 무료 악보나 음원의 경우 조금씩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공통된 자료로 통일성 있게 연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소하게 보이는 보컬 간의 불일치가 회중들에게는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프레이즈 맨 끝에 위치하는 멜로디를 정박보다 항상 반 박자 뒤로 밀어서 살짝 멋을 부린다거나, 복잡한 멜로디를 성도들이 부르기 쉽게 조금 바꿔서 부르다보니 어쩌다 한 번 전국적으로 찬양집회가 열리면 각 교회마다 다른 버전으로 찬양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연습은 단순히 음악적인 부분만을 맞추는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마음을 맞추고 영적인 팀워크를 다지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 시간에는 반드시 삶에 대한 나눔과 기도, 찬양의 토대가 되는 말씀 묵상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불가피하게 부족한 부분에만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위에서 언급한 것 중에 어느 한 부분을 거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리면 그 때부터 팀 사역의 균형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역 당일 예배당 안의 환경에 대한 고려도 미리 인지하고 대처해야 합니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예배드리는 공간이 말씀을 담아내는 메시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말씀이 중심이 되는 예배란 단순히 설교자나 설교가 중심이 되는 예배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의 모든 요소 가운데 깊이 스며든 하나님의 메시지가 모두 하나의 큰 스토리로 엮어져 회중들에게 전달되는 예배가 바로 말씀 중심의 예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들어오는 입구에 세팅된 장식과 새겨진 문구들, 조명의 밝기와 색깔, 의자의 배치, 사운드의 톤, 악기의 배치, 강대상의 모양, 설교자의 의상까지 단순히 현대적이거나 고풍스럽거나 아니면 세련되거나 멋진 것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가 어떻게 이야기되어야 할 지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성하고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7. 예배는 성령의 현재성이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철저히 준비된 예배음악사역의 계획대로만 주님은 일하실까요? 준비한 대로 사역이 이뤄지지 않을 때 우리는 사역에 실패한 것일까요? 
예배음악사역에서 우리의 준비와 성령님의 일하심은 두 날개와도 같습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준비된 콘티 안에서도 역사하시지만, 우리의 콘티가 정해놓은 경계선들을 넘어 자유롭게 일하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준비성과 성령님의 현재성은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습니다. 사실 음악적으로 따져보아도 진정한 자유로움은 철저한 준비에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준비 없는 자유로움은 무질서와 방종으로 변질된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성령께서 이끄시는 예배를 경험하기 원한다면 더욱 땀 흘리며 예배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날 그곳에서 일하실 성령님을 섣불리 단정 짓지 말고 기대합시다. 정말로 예배 당일에 일하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준비가 더욱 즐거우면서도 철저해지고, 동시에 그 너머 일하실 성령님에 대한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가득해집니다. 만일 우리의 준비와 성령의 현재성이 부딪혀 갈등에 빠진다면 우리는 우리의 예배의 주인이 누구신지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합니다. 우리의 준비성과 성령의 현재성은 결코 대립의 관계가 아닌 공존의 관계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흔히 지역교회의 주일 공예배시의 예배음악사역의 경우엔 즉흥적인 변화는 거의 최소화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대로 거의 사역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낯선 환경 속에서 일어나는 사역들, 즉 선교나 외부 초청 사역 등의 경우 미리 준비한 것들뿐만 아니라 행사 담당자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소통하면서 그 날 현장의 분위기를 수시로 잘 읽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역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현수막에 쓰인 문구나 행사 담당자와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그의 리더십과 그 곳에 참여한 사람들의 대체적인 분위기 등 여러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종합하는 작업을 집회 전에 머릿속으로 치열하게 정리합니다. 가능하면 그 내용을 놓고 기도하면서 잠시 짧은 글로 요약 정리하면서 하나의 메시지로 정리하는 습관을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예배를 인도하는 중에 특별히 그 순간에 필요한 메시지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예배하는 중에 인도자가 미리 준비한 메시지와 현장에서 성령님께서 즉흥적으로 느끼게 하시는 생각의 접점을 찾는 작업을 끊임없이 훈련해야 합니다.

물론 그런 시도를 하다보면 분명히 너무 자신의 느낌이나 감각만을 의지해서 잘못 판단하거나 오해하는 경우도 반드시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도 꾸준한 훈련과 노력을 통해 우리는 분명 우리를 넘어서 일하시는 예배의 현장을 더욱 풍성히 경험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항상 이 부분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지고 겸손하고 열린 자세로 성령님을 의지하여 뒤따라 걸으며 예배하는 습관을 우리는 길러야 합니다. 
   
8. 예배는 개인예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교회의 예배음악사역은 ‘10분의 미학’과의 싸움입니다. 
공예배 시에 보통 찬양인도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10분 정도입니다. 전체 예배 시간을 1시간 정도로 잡을 때 개신교 교회의 순서별 시간 안배의 공식은 일반적으로,  

※1시간 예배 = 설교 30분 + (찬송, 사도신경, 주기도문, 회중기도, 헌금, 광고, 교제 등등) 30분.

이라는 등식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딱 한 번 주어지는 찬양인도의 시간동안 예배음악사역팀은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기도하고 준비하겠습니까? 그렇다보니 예배음악사역팀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10분 안에 특별한 영적 이벤트를 매 예배 때마다 성도들에게 경험시키려고 하는 시도를 하거나, 예배에 참석한 회중들은 자칫 일상에서 못다 드린 삶의 예배를 만회하기 위한 과도한 속죄의 퍼포먼스로 우리의 시간과 계획, 노력 안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제한할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의 공예배가 이렇게 과한 기대와 힘을 가지고 드려지거나 작은 현상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기 위해서는 개인 경건생활과 소그룹의 작은 예배, 그리고 전체가 모여 드리는 대그룹 예배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함께 건강한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대그룹 예배의 성패는 개인적으로 혼자 하나님 앞에서 가지는 말씀과 기도의 시간, 그리고 소그룹이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의 시간과 반드시 연결되는 것입니다.

마치 커다란 땔감용 나무에 제대로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작은 지푸라기나 나무토막에 먼저 불을 붙여 아주 조금씩 천천히 큰 나무토막에 불이 옮겨 붙어가는 것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 예배의 불이 소그룹으로, 그리고 소그룹의 불이 대그룹의 부흥의 불꽃으로 이어 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9. 예배는 삶의 방식입니다.

로마서 12장 1절에서는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물로 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몸’은 육체뿐만 아니라 우리가 삶아가는 삶 전체를 말합니다. 2절에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라고 할 때, 마음은 어떤 감정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의지가 구체적으로 결합된 것입니다. 예배는 어떤 추상적인 이론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는 행동이자 방식입니다. 
미국의 칼빈대학교 교수인 제임스 스미스가 쓴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는 책의 앞부분을 보면 재미있는 비유가 나오는데요. 우리가 사용하는 쇼핑몰의 경우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그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욕망하기 시작하게 하고 결국 어떤 물건을 손에 쥐고 나올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학부모들의 모임에서도 우리는 그런 것들을 경험합니다. 누가 뭐래도 불필요한 사교육은 시키지 않고 내 소신대로 자녀를 기를 거라고 평소에 그렇게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모이게 되면 자연스레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 때 나의 아이는 과외를 몇 개를 하고 있는데 당신의 아이는 몇 개를 하는지, 누구의 아이는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지 누구의 아이는 왜 그렇게 학습이 흥미를 못 느끼는지 고민을 토로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과외선생님을 찾아보기로 결심하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접하는 문화 속에는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행동과 결정을 변화시키는 장치들이 많습니다. 그 효과는 마치 종교적인 예식을 방불케 합니다. 고객을 부르고 소개하고 결단시키고 구입하게 하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까지 고도로 설계된 기획에 의해 이 모든 예식은 진행됩니다. 
제임스 스미스는 이런 문화적인 영향력에 대항하는 대안적인 예식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예배’라고 말합니다. 예배 안에서 일어나는 설교자와 설교, 그리고 성만찬과 세례, 성도들과의 나눔 속에서 예배자의 삶은 예배 시간에 미리 반복되면서 학습되고 훈련되는 것입니다. 예배는 그렇게 하나의 종교적 의식에서 삶의 방식으로 확장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들이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의 분리로 인한 문제들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 현상은 교회의 영적 쇠퇴를 가속화하고,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삶과 예배 사이의 괴리감을 어떻게 하면 좁힐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회복은 선한 행위로부터가 아니라 거룩한 예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예배자로 부름 받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예배자들은 다른 방법들이 아닌 예배가 영적 케어를 받는 가장 중요한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누구와 몇 번을 만나서 심방을 하고 신앙적인 도움을 주건 간에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마음과 영혼의 변화는 오직 하나님만이 일으키실 수 있습니다. 
영적 침체기에 무엇보다 예배가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진정한 영적 케어는 예배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공동체의 삶과 예배 사이의 괴리감이 커지거나 영적 문제가 심각할수록 다른 프로그램이나 방법이 아니라 예배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10. 예배는 그 ‘전’과 ‘후’ 입니다.

예배는 단지 예배를 드리는 그 순간만으로 평가될 수 없습니다. 누가 누구의 예배를 순간의 모습으로만 감히 평가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어떤 예배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예배를 드리는 그 순간보다 그 예배의 전과 후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배를 드리기 이전에 어떤 마음으로 예배를 준비했는지, 그리고 드린 이후에 어떤 부분이 변화했는지가 그 예배에 대한 온전한 가치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근거입니다.  
 


전영훈
싱어송라이터로 CCM그룹 소망의 바다에서 활동했고, 침례신학대학원, 백석예술대학, 서울종합예술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현재 서울 삼일교회 POP담당목사로 섬기고 있다. 
사람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며 디아스포라 리더십을 세우는 선교적 교회 사역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