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색, 연두
대부분의 색, 연두
  • 김경현
  • 승인 2018.07.18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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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의 취향선물

#취향선물(9) #대부분의색, 연두
#루시드폴 #연두

연둣빛을 아나요?

완두콩의 빛깔과 같이 연한 초록색을 뜻하는 옅고 푸른색 있잖아요.
 연두(軟豆)는 먼셀표색계(Munsell color system)에서 오후 4시즈음을 가리키는 곳에 위치해있어요. 한 낮의 오후도 이른 저녁도 아닌 늦은 오후의 애매한 시간, 푸르름 속 초록과 노랑의 혼색으로 애매한 빛깔, 자연속에서 잘 튀지 않는 색감이 연두지요.

대부분의 색, ‘연두’, 루시드폴이 그런 ‘연두’를 노래합니다. 그게 참, 맑고 푸르르게 노래합니다. 우리 마주보며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던 그 때의 순수함으로 노래합니다. 그에게는 연두로 사는 것이 마치 즐거운 소풍길에 나서는 일인 것처럼 참 매끄럽고 기쁘게 들려집니다.

연두 (작사. 루시드폴)

연두색 꽃처럼 살고 싶다고 했을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지
'노을처럼 빨간
보름달처럼 노란 꽃으로
살아야 한다'고

세상이라는 숲에서 내 모습이
잘 보이진 않겠지만
난 연두색으로 피고 질 거야
수많은 나무 잎사귀와
다르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그렇게

연두색 꽃처럼 살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고개를 저었지
'루비처럼 빨간
진주처럼 하얀 꽃으로
살아야 한다'고

세상이라는 숲에서 내 모습이
잘 보이진 않겠지만
난 연두색으로 피고 질 거야
수많은 나무 잎사귀와
다르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그렇게

 

그래요. 연두는 대부분의 색이며 자연의 색입니다. 

 눈에 띄는 색은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색들을 배경으로 얻어 한 번에 주목받지만 연두와 같은 대부분의 색은 단번에 세세히 구분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 가만히 바라보다보면 그 속에도 수 많이 다양한 푸름의 색들이 공존하고 조화롭게 녹지대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최근 트랜드가 되는 색들을 살펴보면 자극적이고 명도나 채도가 높은 색상보다 서로가 오묘하게 섞인 파스텔톤의 색들이 트랜드컬러로 불리우게 되는 것 같아요. 2016 트랜드 컬러로 지정되었던 ‘세레니티’와 ‘로즈쿼츠’가 그런 색이었지요. 오묘하고 신비롭지만 애매한 색, 노을이 지는 잠깐의 시간동안 오늘과 내일의 하늘이 교차되어 만들어내는 빛깔, 
 실용성이 중요시되고 픽(pick)되어야만 주목받고 살 수 있는 시대에 색의 선호로 다가오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되었어요. 
그 때의 우리들이 만들어낸 옅은 촛불의 빛깔이 끓어 흘러내린 용암처럼 도시 곳곳을 물들였듯이 말이죠. 

 언젠가 '대부분의 색'도 우리에게 하나의 트랜드로 인식되고 큰 흐름으로 느껴질거에요.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미미함이 큰 흐름을 주도하여 움직이게 하기란 쉽지 않죠.

 영화 [Freedom Writers]는 헌신적인 한 교사의 활동을 통해 내일에 대한 꿈조차 꿀 수 없었던 학생들에게 일어난 기적과 같은 변화를 담고 있어요. 영화의 후반부에는 [안네의 일기]로 알려져있는 안네 프랑크 일가의 은신을 도왔던 미프 히스(Miep Gies)여사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녀가 말합니다.
“나는 영웅이 아닙니다. 
 나는 내가 해야 했을 일을 한 것 뿐이에요. 
 그게 옳은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에요. 

 우리는 모두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중요한 건 평범한 비서나 주부, 청소년들 모두가 
 각자 자기만의 방법으로 캄캄하고 아득한 곳에 불을 밝혀 빛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중략)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입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영웅이었어요. 

 여러분의 얼굴 하나 하나를 전부 가슴 깊이 기억할 겁니다.”

 아이큐 210, 세계에서 3번째로 아이큐가 높은 천재 김웅용 씨의 이야기가 2012년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었어요.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보통 평범하게 산다. 라고 얘기하는 것은요, 부정적인 겁니다. 사람들이 얘기할 때는 '평범하지 않다'는 걸 추구하기 때문에... 저는 그걸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굴레를 벗어나서 나왔던 것입니다. 남들이 생각할 때는 '그게 평범하다'라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저한테는 그게 정말 흥미로운 삶이었다는 얘기죠."

 사람들에게는 실패한 천재로 불리는 김웅용씨는 80년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8세에 미항공우주국(NASA)에 스카우트되어 16세까지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는 평범한 대학교수로, 평범한 가정의 아빠와 남편으로 행복하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연두로 사는 것은 무엇일까요? 안목을 바꿔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품는 삶,

 나 연두로 살겠어요. 

 연둣빛과 같은 대부분의 색들이 피로감 가득한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듯, 대부분의 삶으로 오늘 누군가의 가슴에 연둣빛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지숙 [에델바이스], 박효신 [별시]

 

 


김경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론리뮤직레이블(LML)대표, 싱어송라이터, 컨텐츠큐레이션,
아이머스 실용음악학교 강사, 김경현1집 [Life Drawing], Mr.Lonely Project 등 음반발매 및 앨범 기획 제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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