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영성 회복 돕는 신앙 서적] 놀이 속 ‘깍두기의 지혜’처럼 교회도 흩어져 이웃과 동행을
[휴가철 영성 회복 돕는 신앙 서적] 놀이 속 ‘깍두기의 지혜’처럼 교회도 흩어져 이웃과 동행을
  • 국민일보
  • 승인 2018.07.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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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 목사가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 집무실에서 “교회 담장 밖으로 흩어지자”고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병삼 목사가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 집무실에서 “교회 담장 밖으로 흩어지자”고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의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중 하나다. 하지만 보통의 대형교회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 안정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최근 시작한 토요예배는 파격에 가깝다. 토요일에 예배드린 뒤 주일엔 교회봉사에 집중하라는 배려다. 더 깊은 의미도 있다. 주일엔 이웃의 작은 교회에 출석한 뒤 헌금도, 봉사도 하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교인 간 수평이동이 횡행하는 요즘 오히려 교인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역행인 셈이다.

파격의 출발점은 김병삼 목사다. 최근 김 목사는 자신의 목회철학을 담은 ‘치열한 도전’(두란노)을 펴냈다. ‘치열한 복음’과 ‘치열한 순종’에 이은 ‘치열한’ 시리즈 최신판이다. 그가 지향하는 목회의 방향이 이 책에 담겼다. 지난 3일 교회 집무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교회의 규모가 커질수록 교인들이 교회 밖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게 가장 어렵다는 걸 목회하며 느낍니다. ‘우리 교회’ ‘우리 교구’ 등 다양한 이기심이 교회 안에 가득하죠. 그때 고민한 게 바로 ‘깍두기 같은 교회’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면 늘 깍두기가 있죠.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놀기 위한 지혜가 바로 깍두기에 담겨 있습니다. 깍두기교회가 돼 모두를 아우르고 닫힌 곳을 여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죠.” 

깍두기는 성경적이기도 하다. 배제 대신 포용, 미움 대신 사랑을 의미해서다. 김 목사는 높은 담을 넘어 이웃과 동행하자는 마음을 깍두기로 표현했다.

김 목사의 관심은 흩어지는 교회에 있다. 그는 “교인들이 교회 안으로 모이기만 해선 안 된다”면서 “흩어져서 교회와 사회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활발히 소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목회철학이 모든 교인에게 저절로 공유되는 건 아니다. 훈련이 필요하다. 김 목사는 ‘치열한 도전’의 일독을 교인들에게 권유했다. 그래야 담임목사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흩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곳곳엔 그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7장 ‘교회, 건물을 벗어나자’에선 흩어질 것을 거듭 당부했다.

책이 담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 교인들을 위한 따뜻한 조언이다. 이는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를 향한 처방이기도 하다. 책은 시작부터 도전적이다. 첫 장의 제목만 봐도 그렇다. ‘래디컬 체인지, 래디컬 처치’. 급진적 변화를 책의 첫머리에서 다룬 이유는 뭘까.

그는 “래디컬이란 말에는 ‘본질적’이라는 의미도 있다”면서 “결국 목회자와 교인 모두 본질로 돌아가되 단호하게 결정하고 뒤돌아보지 말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흩어지는 교회도 결국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모든 교회는 결국 뿔뿔이 흩어졌는데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교회에 분쟁이 생겨 어쩔 수 없이 흩어지고 말았다”면서 “어려움이 생기기 전 알아서 담장을 넘어 흩어지라”고 권했다.

김 목사는 “온전한 교회는 거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온전한 교회가 없다는 건 결국 우리가 의인인 동시에 죄인이기 때문”이라며 “교회를 온전하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고민하는 모두와 이 책을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성남=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