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변화의 핵심과 과녁을 조율하라.
[이상훈] 변화의 핵심과 과녁을 조율하라.
  • 이상훈
  • 승인 2018.05.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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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 세상의 모든 조직과 기관이 변화를 외친다.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두려움 속에서 ‘변화만이 오로지 변함없을 뿐!’[1] 이라는 말이 이토록 실감 나는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21세기 교회 공동체가 직면한 도전 가운데 변화만큼 긴박한 주제는 없다. 문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필요와 시급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한 묘안이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불안하고 더 큰 위기감을 느낀다

그렇다. 변화는 중요하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외침을 마치 주문처럼 받아들여 무작정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위험하다. 변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변화 파동의 진동수와 진폭이 증가된다그러다 보면변화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고, 더 자주 생기며, 다음 파동이 일어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다.’[2]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변화의 핵심과 방향을 먼저 설정한 후 구체적인 변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미래 교회는 과연 어떤 근간과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E. McGrath)는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라는 책에서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근간과 방향을 잘 설명해준다. 그는 놀랍게도 기독교의 미래가 새로운 시스템이나 구조가 아닌 ‘복음전도에 달려 있음을 주장한다. 그는 달라진 시대 상황을 직시하면서 사역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교회가 해 왔던 사역들은 기독교적 사상과 가치가 우위를 점하며 명목상 그리스도인들이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실천해왔던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 맥락에서 교회의 사역은 교육과 목회적 돌봄, 혹은 사회정의가 중심이 되는 시기를 거쳐왔다. 그렇지만 현재는 어떤가? 복음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이교도 국가와 같이 서구 사회도 선교가 절실한 시점에 놓이게 되었다. , 서구세계가 선교지가 되었다는 상황적 인식을 기초로 교회의 주된 사역은돌봄과 양육을 넘어 선포와 봉사에 기초한 역동적 선교 활동이 더욱 중시되었다. “선교적 방향으로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3]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는 그런 의미에서 유행이 아니다. 새로운 프로그램도 아니다. 상황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세속화되고 다원화된 시대에 어떻게 교회 공동체가 선교적으로 대응할 것인가를 묻고 도전하는 것이 본질적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교회 공동체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에서부터 찾아진다. 무엇을 위해 교회 공동체는 부름 받았나? 왜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을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어 구별된 존재가 되게 하셨는가? 존 파이퍼(John Piper)가 말한 것처럼 그것은 예배를 회복하고 열방이 그를 찬양하며 기뻐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방언 가운데 찬양받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을 경배할 수 있게 하려고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부르시고 다시 그들을 보내신다.[4] 따라서 요한복음 20 21,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는 예수님의 말씀에는 예배는 선교를 촉진하고 선교는 예배를 완성하는 이중구조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이 예배 공동체로서 세상과 구별되기 원하시지만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적 열정을 또한 불어 넣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예배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선교 공동체가 된다.

두 번째는 복음전도의 사명을 이뤄가는 방식이다. 맥그래스는 세속화와 다원화가 가속화될수록 복음의 기초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함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복음 전도적 통찰은 복음주의 맥락에 토대를 확고히 할 때에만 유지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역, 그리고 복음을 듣는 자들의 인격적 반응이라는 필요에 대한 진정하고도 열정적인 확신이 없다면, 복음전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5]

 

전하는 자가 성경적 복음에 확신이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제공해도 변화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과제는 성도들을 선교적 사명자로 훈련해 그들을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선교적 제자로 만드는 것과 연결된다. 복음을 삶 속에서 살아낼 수 있도록 성도의 내면에 선교적 DNA를 심고 풍성하게 하며, 나아가 이를 위한 사역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선교적 방향전환은 개인구원과 사회변화를 동시에 품고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개인의 영역뿐 아니라 사회의 영역을 함께 품음으로써 교회가 세상의 변화와 구속을 위한 촉매제가 되고 해독제가 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6]

 

과연 이 시대의 교회는 변화될 수 있을까? 부르심의 본질을 붙잡고 세상의 구속과 구원을 위해 보냄 받은 존재로서 자신의 사명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 우리 사역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영광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가?

교회는 선교적 사명을 가진 공동체로써 지역과 열방을 향한 선교적 꿈을 꾸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 그 사명을 위해 성도를 훈련하고 교회 공동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구조와 조직, 프로그램 같은 외적인 변화가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는 내면과 DNA의 변화가 우선이 되어야 하며, 그것으로 인해 사역이 형성되고 이를 위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변화의 한 가운데서 핵심과 방향을 온전히 찾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1] David M. Herold and Donald B. Fedor, 변화를 바꾸는 방식을 바꿔라(Change the Way You Lead Change), 신순미 , (서울: 리드리드출판, 2011), 11.

[2] 같은 , 33.

[3] Alister E. McGrath,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Evangelicalism and the Future of Christianity), 정성욱 , (서울: IVP, 2018), 203-205.

[4] John Piper, 열방을 향해 가라(Let the Nations Be Glad), 김대영 , (서울: 좋은씨앗, 2008).

[5] Alister E. McGrath, 209.

[6] 같은 , 212.

 


이상훈 교수
풀러선교대학원 겸임교수, SOMA University 학장, ‘미션플러스 사역 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