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두글자 발견- 도고
[이지현] 두글자 발견- 도고
  • 이지현
  • 승인 2018.04.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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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국경이 없음에 감사합니다

북한에 735일 억류됐던 케네스 배 선교사 특별한 기도

기도엔 국경이 없다.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인종이 다양한 언어로 하나의 주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의 아픔을 마음에 품고 도고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픽사베이
기도엔 국경이 없다.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인종이 다양한 언어로 하나의 주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의 아픔을 마음에 품고 도고기도를 하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픽사베이

 

‘도고(禱告)’. 낯선 단어다. 성경에 딱 한 번 언급된다.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딤전 2:1)” 바울이 에베소교회의 지도자인 디모데에게 올바른 예배 방법을 전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도고는 헬라어 ‘엔툭세이스’로 ‘타인을 위한 기도’ 혹은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자유롭고도 친밀한 기도’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타인을 위한 기도’로 ‘중보기도’란 용어를 널리 사용해 왔다. 그러나 신학자들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딤전 2:5)이란 진리를 생각하면 ‘타인을 위한 기도’는 ‘중보기도’보다 ‘도고기도’가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도고기도는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고 성령의 애통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이 기도엔 강력한 힘이 있다. 베드로가 옥에 갇혔을 때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를 위해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때 하나님은 기적을 일으키셨다. 홀연히 주의 사자가 나타나서 베드로의 쇠사슬을 풀어주었고 베드로는 옥에서 탈출했다.

육체적인 질병으로 고난당하거나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한 가족 친지 동료들을 위한 도고기도의 능력은 크다고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마 18:19)”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

느헤미야의 도고기도

성경엔 민족의 아픔을 애통해하며 눈물로 기도한 느헤미야가 나온다. 페르시아의 고급관료였던 느헤미야는 유다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느 1:2∼3). 큰 환난을 당해 예루살렘 성은 허물어지고 성문은 불에 탔다고 했다. 자신과는 멀리 떨어진 예루살렘의 일,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미 멸망한 고국의 일이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이 소식을 듣고 주저앉아 운다. 수일 동안 슬퍼하며 금식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 가로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느 1:4∼5)”

느헤미야는 동족의 아픔과 괴로움을 자신의 아픔처럼 여기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호소하고 있다. 단지 느헤미야 한 개인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언약의 백성이 가진 책임을 기꺼이 지고 가겠다는 투철한 동포애와 애국심을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그런 느헤미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셨다.

케네스 배 선교사가 지난 1월 18일 서울 강남대로 신호빌딩 지하 1층 예배실에서 열린 ‘NGI 창립 기념 후원의 밤’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케네스 배 선교사가 지난 1월 18일 서울 강남대로 신호빌딩 지하 1층 예배실에서 열린 ‘NGI 창립 기념 후원의 밤’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도의 플랫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는 어느 때보다 한반도에 관심이 뜨겁다. 느헤미야라면 이때 어떤 기도를 할까. 아마도 생명을 걸고 신앙생활을 하는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음하는 이들, 한반도를 전쟁 공포로 몰고 갔던 김정은 체제 아래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눈물의 기도를 했을 것 같다.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신호빌딩 지하 1층 예배실에서 느헤미야의 마음을 가진 100여명이 모였다. 북한과 한반도 통일에 뜻을 품은 전 세계인을 연결하는 ‘느헤미야 100만 기도서명운동’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였다. 느헤미야 글로벌이니셔티브(NGI) 대표이며 한국전쟁 이후 가장 오랫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으로 기록된 케네스 배(50)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억류 735일 동안 가장 듣기 힘들었던 말은 “아무도 당신을 신경 쓰지 않아.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지 않아. 당신은 집에 돌아갈 수 없어”란 말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억류에서 풀려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의 도고기도 덕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저는 잠시 갇혀 있었지만 북한 주민들은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평생 갇혀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당시 세계 17만7000명의 서명운동과 수백만명의 도고기도로 제가 북한 억류에서 풀려날 수 있었듯이 ‘느헤미야 100만 기도서명운동’으로 2500만명의 북한 주민이 자유를 얻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길 소망합니다.”

요셉이 자신을 구덩이에 넣었던 형들을 다시 만나 하나님의 섭리를 말했듯, 이제 그도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사람과 단체를 만나면서 북한 사람들의 자유와 인권, 통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제 하나님이 결코 잊지 않으신 북한과 북한 사람들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도고기도는 민족을 살리고 통일을 이루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느헤미야 기도운동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북한 주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기억하는 전 세계 수백만명의 기도가 결국 평화통일과 회복, 치유 그리고 다시 세움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이 운동은 기도 웹 사이트(pray4nk.org)에서 2500만명의 북한 주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온라인 서명을 하면 참여할 수 있다. 웹 사이트는 나라별로 얼마나 많은 동역자가 함께 기도하고 있는지 매일 업데이트된다. 전 세계 사람들은 그들의 교회, 학교, 일터, 가정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또는 매일 소그룹으로 느헤미야 기도회를 시작해 북한과 한반도 통일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25일 현재 18개국 189개 도시에서 91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수치는 매일 증가하고 있다. 기도 웹 사이트로 세계에 흩어져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과 연대해 도고기도 하는 ‘기도의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주님은 그들도 잊지 않고 돌아오기만 기다리신다. 지하교회 성도들, 핍박받는 정치범 수용소의 동포들에게 ‘당신은 잊히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습니다’란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야 한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한국에도 또 다른 느헤미야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통일되면 느헤미야가 훼파된 성벽들을 일으켜 세운 것처럼 평양에 가서 북한 땅에 영적인 성벽들과 가정, 학교를 세우고 싶습니다. 그곳을 다시 세우는 일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기도 웹 사이트엔 세계에서 날아온 기도들이 쌓이고 있다. 한국과 아무런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웃들이 접속해 도고기도를 하고 있다. 

“당신의 고통이 하루빨리 끝나길 기도합니다. 하루속히 통일돼 우리가 서로 자유롭게 오가고 당신들이 더 이상 압제와 배고픔과 하찮은 병으로 고통받고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기를 소원합니다. 잊지 않고 여러분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기도는 국경이 없음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국경을 초월하여 역사하심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런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해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며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남북이 하나 돼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의 하나 된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가 하늘에 전달돼 하나님을 감동시킬 때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그치고 통일의 그날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민족의 아픔을 듣고 슬퍼하며 하나님 앞에 나가 그들을 기억해 달라고 간구했던 느헤미야 선지자처럼 우리 민족을 다시 한 번 세워 달라는 도고기도가 필요한 시간이다. “주린 자에게 네 식물을 나눠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네 집에 들이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사 58:7)”

도고(禱告)에 하나 더

느헤미야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는 케네스 배 선교사.
느헤미야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는 케네스 배 선교사.

 

NGI 매주 화요일 ‘북한 위한 기도’
올해 탈북주민 300명 구출이 목표 

느헤미야 글로벌이니셔티브(NGI)는 케네스 배 선교사가 소외된 난민을 돕기 위해 2016년 미국에서 설립한 국제 NGO이다. 2017년 10월 한국에 NGI 사역본부를 설립했다. NGI는 북한주민들을 기억하고, 탈북난민을 구출하며, 영적·육적으로 회복시킴과 동시에 그들이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돕는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7길 신호빌딩 지하 1층에서 ‘북한을 위한 기도 모임’이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된다. 누구든지 와서 함께 기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탈북 난민들이 중국에서 제3국을 거쳐 한국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지난 한 달 동안 19명을 구출했고 올 한 해 300명을 구출하는 것이 목표다. 

또 통일 이후 30일 이내에 북한 주민들에게 100만권의 성경을 전달하기 위한 ‘느헤미야 100만권 성경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중국 현지에서 ‘J-House’를 운영해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 고아들과 탈북민 자녀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양육하고 있다.

NGI는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탈북민을 영적·정서적으로 회복시키고 남한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다양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느헤미야 상담센터, 느헤미야 북한선교학교, 느헤미야 영어학교를 열고 있다. 탈북민 학생들을 위한 무료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능력 향상뿐 아니라 멘토링과 제자양육을 통해 통일시대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이지현
국민일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