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올바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라.
[이상훈] 올바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라.
  • 이상훈
  • 승인 2018.03.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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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북미의 소규모 한인 교단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할 때였다. 필자는 현재 미국에서 일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흐름과 사역 특징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참석자 대부분이 격한 반응을 보이며 강의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한 목사님이 손을 들고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새로운 목회 방법들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현실를 생각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지는 작은 교회를 섬기면서 주변에 있는 큰 교회를 따라가기도 바쁘다는 것이었다. 인력과 자원은 뻔한데 교인들은 이웃 교회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요구한다. 당연히 새로운 시도는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을 알아 달라는 이야기였다.

현실에서 부딪치는 실제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다. 나는 이렇게 되물었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신다면 목사님의 교회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까요?” 그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오늘날 많은 사역자들이 품고 있는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사역을 하고 싶지만, 현재를 벗어날 수 없는 한계! 막연한 것에 대한 두려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부담감이 상상력과 도전 의식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도전과 모험 없이는 새로운 발전과 혁신도 불가능하다.

변화와 혁신의 역사가 그것을 입증한다. 데이비드 스터트(David Sturt)와 토드 노스트롬(Todd Nordstrom)은 250명 이상의 혁신가들과 인터뷰를 했다. 또한 수상 경력이 있는 10,000개 이상의 탁월한 작품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혁신과 가치 창출의 근원을 찾아 거슬러 갔을 때, 많은 경우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것으로부터 그것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올바른 질문은 아무 변화 없이 수년 동안 지속되어져 온 관습과 관행을 뒤흔들며 존재론적 가치와 방향을 전환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1973, 마티 쿠퍼(Marty Cooper)는 세상을 혁신시킬 놀라운 발명품을 내놓았다. 그것은 ‘Dyna TAC 8000X’라 불리던 최초의 휴대 전화기의 원형이었다. 당시 지구 반대쪽에서는 유선 공동 전화기 한 대를 전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을 때였다. 벨 소리로 어느 집에 전화가 걸려 왔느지를 식별하던 시절, 마티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졌다. “왜 우리는 전화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고 싶을 때, 꼭 장소에 묶여 있어야만 하죠?” 마티의 도발적 질문은 ‘장소라는 한계에 국한되어 있었던 팀원들의 사고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20분의 짧은 배터리 수명을 가진 4,000불짜리 개인 무선 전화기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1]

우리의 질문은 어떤가? 바른 질문을 하고 있는가? , 아무런 질문 없이 습관적으로 해왔던 사역들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우리는 과거에 성공적인 결과를 맺어왔던 방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질문을 해야 할 때다. 물론 그 질문은 반드시 올바른 질문이어야만 한다.  

역사상 최고의 천재였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이렇게 고백했다. 만일 나에게 인생이 달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처음 55분은 적합한 질문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적합한 질문을 알 수만 있다면, 문제는 5분 이내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2]

사실, 오늘 우리의 문제는 변화 자체가 가져오는 혼란 보다, 과거에 얽매여 안주하고자 하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발생한다. 제도화되고 패턴에 함몰된 목회, 숫자와 결탁한 성공 신화 등은 결코 성경적이지도 역사성에 근거한 것도 아니다. 새롭고 올바른 질문을 해야 한다. 시대를 간파하고 문화를 관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지금 나의 사역 현장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역과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다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답습 하는 수준이 아니라, ‘라는 한 인간에게 부여된 재능과 은사를 통해 그가 이루고자 하시는 고유한 사역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셔야 한다.

교회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부르심을 입었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과 은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시고 계시는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가? 그것을 공동체적으로 묻고 식별하고 순종할 수 있는 안목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레기 맥닐(Raggie McNeal)은 사역의 스코어카드를 바꿀것을 요구한다. 그는 현시대를 이끌고 있는 선교적 교회의 모습을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특성을 발견했다. 그들의 사역은 내부중심에서 외부 중심으로, 프로그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교회 중심적 리더십에서 하나님의 왕국과 연관된 리더십으로 전향되고 있었다. 그런 교회를 하나님은 사용하신다. 당연히 이러한 교회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사역을 진행한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교인과 헌금, 화려한 건물을 소유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자원과 성도들을 세상과 영혼 구원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통해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람들을 세우고 성장시켜 얼마나 많이 세상으로 보냈는 가를 묻는다. 나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아왔던 영웅적 리더십에서 이제는 유기적이며 예언적이고 권한을 부여하며 운동을 만들어내는 왕국 임무에 초점이 맞춰진 리더십이 개발되고 있는지가 성공의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3]  

물론 이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를 향한 철저한 사명을 인식할 때만 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오늘 우리의 사역은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 우리는 나 자신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 부름받은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성장을 위해 부름받았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참된 성공에 대한 질문, 존재론적 목적에 대한 질문,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위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그렇다. 질문이 사람과 사역을 만든다. 마이클 마쿼트(Michael J. Marquardt)가 조언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빈약한 리더는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은 리더는 많은 질문을 한다. 위대한 리더는 위대한 질문을 한다. 그리고 위대한 질문은 당신이 위대한 리더가 되도록 도울 것이다[4]

 

그렇다면, 오늘 내가 물어야 올바르고 위대한 질문은 무엇인가?

그 질문이 여러분을 위대한 사람으로 이끌 것이다.


[1] David Sturt and Todd Nordstrom, “Are You Asking The Right Question?” in Forbes, 2013. 10.18.  

  <https://www.forbes.com/sites/davidsturt/2013/10/18/are-you-asking-the-right-question/#70428c9876c5>

[2] 같은 글

[3] Reggie McNeal, Missional Renaissance: Changing the Scorecard for the Church, San Francisco: Jossey-Bass, 2009.

[4] Michael J. Marquardt, Leading with Questions,  San Francisco: Jossey-Bass, 2014. p.8.

 


이상훈 교수
풀러선교대학원 겸임교수, SOMA University 학장, ‘미션플러스 사역 연구소’ 대표